추석합동차례(10/6,음8/15)
본문
을사년 추석합동차례가 10월6일(월, 음8/15) 1부 8시30분,
2부 10시30분 2차례 여법하게 봉행되었습니다.
스님들의 염불소리는 대웅전을 장엄하고
벽암 지홍큰스님의 "명절차례의 의미" 법문은 추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간간히 내리는 가랑비가 가을을 재촉합니다.~~~
선망조상 영가분들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며
함께해 주신 모든분들께 찬탄의 박수를 올립니다.
오늘 차례모습... 사진소식으로 함께합니다.~~~
명절 차례의 의미
벽암 지홍스님
명절 차례는 조상님께 감사와 공경을 표하고,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화합을 다지는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단순히 차례상에 음식을 올리는 행위를 넘어, 한국인의 정신적 가치와 공동체 의식을 담고 있는 문화적 유산입니다.
차례의 유래와 역사적 의미, 차례는 '차(茶)를 올리는 예(禮)'라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본래는 명절에 조상님께 차(茶)를 올리고 정성을 다해 절을 드리는 간소한 의례였으나, 시대가 변하면서 조상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과공을 함께 올리는 오늘날의 제사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유교적 가치관이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리면서 효와 조상 숭배 사상이 강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차례는 제사와 달리 약식 제사의 성격을 띠며, 주로 설날과 추석에 지냅니다. 이 두 명절은 세계적으로 한 해의 시작과 풍요를 상징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이때 조상님께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은 후손으로서의 당연한 도리이자 미덕으로 여겨졌습니다.
차례는 단순히 종교적 의례를 넘어, 가족의 역사를 회상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에는 조상님에 대한 정성과 그리움이 담겨 있으며, 이는 곧 가족의 뿌리를 확인하고 세대를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합니다. 차례를 지내는 과정에서 조상님의 생전 모습을 회상하고, 그분들의 삶과 지혜를 되새기며 후손들은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는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잊혀 가기 쉬운 가족의 소중함과 전통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효(孝)와 조상 숭배 사상, 명절 차례의 가장 핵심적인 의미는 효와 조상 숭배 사상의 실천입니다. 불교와 유교 문화에서 효는 모든 윤리의 근본이며, 조상에 대한 공경과 효는 조상의 은혜에 대한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차례는 이러한 가치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의례입니다. 정성껏 차례상을 준비하고, 깨끗한 옷을 입고 절을 올리는 행위는 모두 조상님께 바치는 지극한 공경의 표현입니다. 이러한 의례를 통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조상님의 존재를 느끼고, 그분들의 은덕에 감사하는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또한, 차례는 '음덕(蔭德)'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입니다. 음덕은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는 조상님의 덕을 의미하며, 이는 조상님들이 역사 발전의 주체로서 오늘날 편리하고 풍요로운 문명사회를 구축하였습니다. 역사 발전은 조상님이 후손에게 베푸는 보이지 않는 축복을 상징합니다. 후손들은 차례를 통해 조상님의 음덕을 기리고, 그 덕에 힘입어 살아간다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형식적인 의례가 아니라, 삶의 원동력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중요한 행위입니다. 조상님과의 연결감을 느끼며, 우리는 삶의 고난을 헤쳐나갈 힘을 얻고,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습니다.
가족 공동체 의식과 화합, 명절 차례는 흩어져 있던 가족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주 만나기 어려운 가족과 친지들이 명절을 맞아 한자리에 모여 함께 차례를 지내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함께 음식을 만들고, 차례를 지내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가족 간의 유대감은 더욱 깊어집니다. 이는 단순히 혈연관계에 머물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로 발전하는 계기가 됩니다.
특히, 명절 차례는 세대 간의 교류를 촉진합니다. 윗세대는 아랫세대에게 차례의 의미와 예절을 가르치고, 조상님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랫세대는 윗세대의 지혜와 삶의 경험을 배우며,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게 됩니다. 이러한 세대 간의 소통은 가족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전통이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명절 차례는 며느리와 사위 등 새로운 가족 구성원들이 기존 가족 공동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함께 차례상을 차리고, 음식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벽을 허물고 친밀감을 쌓게 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 속 명절 차례의 의미,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가 확산되고, 핵가족화가 보편화되면서 명절 차례의 전통적 의미가 퇴색되거나 간소화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이는 명절 차례의 의미가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현대적 맥락에서 새롭게 잘 해석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오늘날의 명절 차례는 후손에게 소중한 의례이지만, 가족의 행복과 소통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간소한 상차림으로 마음을 전하고, '어떻게' 차례를 지내느냐보다, '왜' 차례를 지내는지 그 본질적인 의미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절 차례는 조상님에 대한 감사와 공경을 표하는 행위이자, 흩어져 있던 가족을 한데 모으고 화합을 다지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는 우리 민족의 뿌리 깊은 효 사상과 공동체 의식을 담고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입니다. 비록 시대가 변하면서 차례의 형태는 달라질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조상님에 대한 감사와 가족의 소중함을 기억하는 마음은 변치 않고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불기 2569년 10월 추석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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