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2일 <불교를 만나서 다행이야> 석두스님
본문

불광사 교무 석두스님
有智人所行 蒸米作飯 無智人所行 蒸沙作飯
共知喫食而慰飢腸 不知學法而改癡心
지혜로운 자의 수행은 쌀로 밥을 짓는 것과 같고
지혜롭지 못한 자의 수행은 모래로 밥을 짓는 것과 같다
누구나 할 거 없이 인간들은 밥을 먹으면
굶주린 창자가 위로된다는 것을 알지만
불법을 배워 어리석은 마음을 고치려고는 하지 않는다.
불법을 배우려 하는 불자들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불법 안에서 행복하려 할 것입니다. 처음에야 다양한 이유로 불법에 귀의했지만
결국 수행만이 불법의 요체를 요달할 수 있다는 것에 눈을 뜨게 됩니다.
하지만 누구는 불법을 배워 삶을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살고, 누구는 똑같은
불법 안에서 늘 헐떡거리며 갈구하고 빈곤해 합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부처님의 지혜보다는 자신의 중생심의 지혜를 버리지 못한 까닭이라 봅니다.
비워야 할 것에 채우려 했으며
놓아야 할 때 잡아 당겼으며
버려야 할 것을 쌓으려 했으며
줄여야 할 것을 늘리려 했으며
희사해야 할 것을 아끼려는 마음을 냈고
사랑해야 할 것에 미움을 보냈으며
하나로 보아야 할 것을 둘로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이 모든 탐진치는 나라는 존재가 실체가 없는
인연의 소산임을 알지 못한 까닭일 것입니다.
나의 존재가 실체가 없는 무아의 존재인데, 나로 인해 인연 지어진 모든 존재 또한 실체 없는 인연의 소산임을 모르는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불법의 요체는 이 존재의 허망함을 아는 데서 비롯됩니다.
수행은 허망함을 알고 허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허망함 속에서 더욱 더
자신의 삶을 충실히 능동적으로 살아가는데 있습니다. 집착하는 마음이 사라진
수행자의 삶을 사는 그대는 나 자신의 삶을 살지만, 다른 존재의 행복의 삶을 결코 침해하거나 내 쪽으로 끌어당기지 않습니다.
나의 잣대로 다른 이의 삶을 재단하려하지 않습니다.
지혜로운 수행자에게는 기준점과 잣대가 없습니다.
오면 오는 데로 가면 가는 데로 그 인연의 때를 알고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갈 뿐 입니다. 누구의 길과도 비교하지 않고 옆길로 시선을 돌리지도 않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먼 앞길을 건너 뛰려하지도 않고, 지금 자신이 한 발 한 발 디디고 있는 그 순간만을 응시합니다. 밟고 온 과거의 땅도 버리지 않고
앞으로 디딜 미래의 땅도 버리지 않으며 지금 순간 디디고 있는 땅의 소중한 가치를 아는 자는 불법 수행의 요체를 요달한 자이며 행복한 사람입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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