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5일 칠월칠석 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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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장수와 자손 얻기를 기원하며 칠성신에게 올리는 의례
『삼국유사(三國遺事)』기이 김유신 조를 보면 “김유신 공은 칠요의 정기를 타고났기에 등에 칠성의 무늬가 있었으며 또 신기하고 이상한 일들이 많았다(庾信公 禀精七曜 故背有七星文 又多神異)”는 탄생설화가 기록되어 있다. 또 제주도 무가 〈칠성본풀이〉에서는 “불공을 드려 딸을 낳았는데 이 딸이 중의 자식을 잉태하여 집에서 쫓겨나 뱀으로 변신하여 일곱 마리의 뱀을 낳았다. 그 가운데 막내딸이 부군칠성(밖칠성)이 되었고, 어머니는 쌀독으로 들어가 부자가 되게 하는 안칠성이 되었다.”고 한다.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보면 “석가여래의 공덕으로 칠성님께 명을 받고 제석신의 복을 받고, 아버지의 뼈를 빌리고 어머니의 살을 빌려 이 내 육신이 태어났다”고 전한다.
본시 칠성은 도교에서는 칠원성군, 중국불교에서는 약사여래상으로 보고 이를 칠성여래불이라 하였다. 이 신앙은 칠성, 즉 북두칠성을 신격화한 신앙에서 비롯한다. 중국에서는 사망자의 영혼이 좋은 곳으로 천도하기를 바랄 때 기원하는 신격이었다.
그러나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칠성신은 죽음 이후가 아니라 탄생의 전후로부터 시작하여 인간의 수명을 주관하는 신격으로 탈바꿈하였다. 이 개념도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아이의 탄생 및 성장과 관련이 있다.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면 칠성신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근래 자동차 사고가 빈번하여 자식이 성장하여도 칠성을 위하는 경우가 있다. 이 밖에 집 떠난 사람(대체로 자식이 군대에 입대하거나 오랫동안 집을 떠난 가족이 있는 경우)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가족 가운데 병환이나 우환이 있는 경우에도 기원한다. 때로는 터주의 기능도 한다. 또 강원도 양양지역에서는 칠성신앙을 통하여 가정의 평안은 물론 국토의 통일마저도 기원하고 있다. 오늘날 칠성신앙은 차츰 축소되어 가고 있다.
칠성신은 북두칠성을 의미한다. 칠성에 대한 여러 속신이 있다. 칠성은 명과 복을 준다. 칠성은 동두칠성, 남두칠성, 서두칠성, 북두칠성과 중앙에 삼태칠성을 포함해 일곱 명이다. 칠성은 가택신이 아니지만 항시 집안에 내려와 있다. 아이들이 엄마 배 속에서 태어날 때 칠성줄을 가지고 태어난다. 따라서 칠성줄이 없는 사람은 없다. 칠성은 원래 아무나 모시는 것이 아니다. 천지신명이 내려와서 말문이 터진 사람이 모셔야 한다. 칠성을 모시는 사람은 본디 사주가 중이나 기생이 될 나쁜 사주인 경우가 많다. 일곱 칠성은 자손을 돌봐 주고 삼신은 자손을 만들어 준다. 각 집안의 자손들은 거의 칠성줄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좋고 나쁘고 한다. 아이들이 빗나가면 칠성이 센 집이기 때문에 이를 달래려고 칠성에게 공을 들인다.
칠성은 하늘의 용궁으로, 우물 및 제석과 함께 아기를 점지해준다. 칠석날에 아이를 낳아 칠성이란 이름을 지어 주면 명이 길다. 칠성에게 치성을 드린 뒤 자식을 보거나 빌어서 자손을 보면, 자손 대까지 칠성을 위해야 한다. 칠성을 위하는 집은 삼신을 모시지 않는다. 칠성은 다른 신보다 위하기 어려워서 며칠 기도를 해야 겨우 효험을 본다. 깨끗하지 못한 상태에서 위하면 큰 탈을 입는다. 사람의 얼굴에 있는 일곱 개의 구멍이 칠성이기 때문에 북두칠성과 사람은 동일하다. 칠석날에는 하늘에서 칠성이 내려와 논과 밭을 깨끗이 매 두었나를 보러 다닌다. 이 때문에 해가 뜨기 전에는 칠성님이 다닌다고 하여 바깥출입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칠석 전날에 논과 밭일을 끝내고 깨끗하게 정리해 두어야 한다. 논밭이 깨끗하면 칠성님이 그 논밭을 보고 복을 준다고 한다.
명복은 칠성이 주고 삼신은 아기를 만들어 준다. 삼신은 아기가 열 살이 될 때까지 돌봐 주고 칠성은 죽을 때까지 돌봐 준다. 칠성줄은 조상신으로, 어떤 이의 조상신이 굉장히 세면 칠성공을 드려야 한다. 또 칠석날에 절에 가 칠성을 위하면 좋다고 한다.
경기도 광명지역에서는 집안에서 가을 고사를 지낼 때 팥 시루떡을 찐다. 시루떡은 맨 위에 백설기 한 켜를 추가하여 올려서 찐다. 이 백설기가 칠성을 위하는 것이다. 경기 김포지역에서는 매년 음력 3월이면 ‘칠성맞이’를 하는 집도 있다. 일주일 동안 기도하면서 칠성맞이를 한다. 이때 잘 지은 노구메를 양푼에 담아 숟가락 일곱 개를 꽂아 올린다. 이 밖에 갖은 나물과 백설기를 제물로 올리며, 일곱 개의 초를 꽂아 두고 장독대에서 기원한다. 칠성께 발원하여 아이를 낳으면 명다리(소창 한 필을 접어 놓은 것)를 모셔 두고 칠성을 모신다. 명다리는 깨끗한 종이에 싸서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상자 안에 넣어서 올려둔다. 집안에 상이 나면 부정을 피하기 위해 제석단지와 명다리를 바깥으로 치우거나 천을 덮어 둔다.
칠성고사 [七星告祀] (한국민속신앙사전: 가정신앙 편 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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