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째주 일요법회
본문


자애경 (법문 : 총무스님)
한 무리의 비구 5백 명이 부처님께 각자 기질에 맞는 명상 주제를 받고 우안거 수행에 전념하기 위해 히말라야 산기슭에 적당한 장소를 찾던 중 아름다운 작은 언덕에 푸른 수정처럼 아름다운 숲과 땅, 그리고 깨끗한 물이 있는 장소에 탁발할 수 있는 마을이 있었다.
그곳 주민들은 비구들을 보자 대단히 반기며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비구들이 마을에 가까운 그 숲에 계속 머물러만 준다면 비구마다 오두막을 한 채씩 지어 드리겠다고 청하였다.
비구들이 이를 받아들이자 마을 사람들은 즉시 숲 속에 작은 오두막들을 짓고, 그 안에 필요한 침대와 의자 그리고 물항아리 등을 마련해주었다.
비구들은 각자 오두막을 정돈한 다음, 명상하기에 알맞은 나무 그늘을 골라서 앉았다. 그런데 이 숲 속의 큰 나무 위에는 목신들이 살고 있었다. 이 목신들은 도덕적으로 청정하며 수행에 정진하는 비구들을 존경하기는 하나 안거 3개월 모두를 온 가족이 나무 위의 안락한 집을 두고 맨땅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목신들은, 비구들이 수행에 집중할 수 없게 방해하여 떠나게 하자고 결의했다. 그에 따라 비구들은 [싸-왓티]에 계신 부처님을 찾아뵙고 다른 곳을 안거 장소로 정해줄 것을 간청하기로 했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이 깨달음을 얻게 될 장소가 오로지 그곳밖에 없음을 아시고는 그들에게 이르셨다. "비구들이여,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호경을 가르쳐주겠다 목신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나고 싶거든 이 경을 외우고 수행하라
이는 명상주제일 뿐만 아니라 보호경이기도 하다." 그래서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가르쳐준 자애경을 따라서 외운 다음 되돌아갔다.
비구들이 자애경을 암송하며 그 깊은 의미를 음미하고 명상하면서 숲 속에 다가가자, 목신들의 마음은 따뜻하고 부드러워져서 비구들을 크게 공경하는 마음으로 맞이하였다. 비구들이 평안하게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운 덕분에 우안거가 끝났을 때엔 모든 비구가 한 명도 빠짐없이 아라한이 되었다.
이처럼 자애경은 부처님께서 직접 보호경으로 가르쳤을 정도로 그 힘은 매우 강하기에, 누구든 천인들의 보호를 바라는 이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이 경을 외우고 그 가르침에 따라 실천한다면, 자신을 안팎의 위험에서 보호하게 할 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위험을 사라지게 하여, 다른 사람들까지도 모두 평안하고 행복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보호경을 독송함에 따라 이러한 보호의 힘이 생기는 것은 어떤 초월적 존재에 의지하는 주술의 힘이 아니라, 독송하는 이와 독송을 듣는 이 모두가 탐욕과 성냄 없이 아래의 3가지 기본 조건을 갖추었을 때 생겨납니다.
경전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배우고 독송해야 하고, 독송하는 경전의 뜻을 잘 알아야 하고, 이득을 바라며 독송하는 것이 아닌 순수한 자애의 마음으로 독송해야 합니다.
선한 법을 잘 실천하여 적정의 경지를 얻고자하는 이는 유능하고, 정직하고, 고결하며, 온화하고, 부드럽고, 겸손해야 합니다.
만족할 줄 알고, 공양하기 쉽고, 분주하지 않고, 생활이 간소하며 감관은 고요하고 지혜로우며 교만하거나 탐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현자들이 비난할만한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으며, 모든 중생들이 안락하고 평안하기를, 모든 중생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살아있는 생명은 그 어떤 것이든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거나, 길거나, 크거나, 중간이거나, 짧거나, 작거나, 거대하거나,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가깝거나, 멀거나, 이미 있거나 앞으로 태어날 이 모든 중생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어디에서 건 누구에게든 다른 이를 속이거나 업신여기거나 미움과 분노로 서로에게 고통을 주지 말아야 하나니
마치 어머니가 하나뿐인 자식을 목숨을 다해 보호하듯이 모든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자애를 키워나가야 합니다.
또한 온 세상에 대해 위로, 아래로, 그리고 사방으로 걸림없이 원한과 증오를 뛰어넘어 무량한 자애를 가득 채워나가야 합니다.
서있거나 걷거나 앉아있거나 누워있거나 깨어있는 한 자애의 마음을 굳게 새기는 것, 이것이 진정 거룩한 삶이라
잘못된 견해에 빠지지 않고, 계행과 바른 견해를 갖추어 감각적 욕망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다시는 윤회의 모태에 들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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