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째주 일요법회 봉행
본문
11월 4째주 일요법회가 11/25(일, 음10/18) 총무 동민스님의 법문으로 봉행되었습니다. 이번주 일요법회가 음력 10월 지장재일인 관계로 기존의 일요법회 식순과는 다르게 전통식순에 따라 봉행되었는데요.
천수경을 시작으로 상단 불공의식과 영단을 향해 영가시식을 봉행한후 총무스님의 법문을 청하는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70여명의 대중들이 함께한 4째주 일요법회 소식을 사진으로 감상해 보겠습니다.^^




<오늘 발원문 낭독자는 전법단 보현덕 보살님>
누가 바보입니까?
금강정사 총무 동민스님
이 세상의 애욕을 떠난 지혜로운 수행자는,
죽지 않고 평안 하고 멸하지 않은 열반의 경지에 도달해 있다.
인간의 육신은 부정하고 악취를 풍기나,
꽃이나 향으로 은폐 되어 있다.
그렇지만 온갖 오물로 가득 차 있어
여기저기서 그것이 흘러나온다.
이런 몸뚱이를 지니고 있으면서 잘난 체 뻐기거나 남을 깔본다면,
그는 소경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숫타니파타>
얼굴을 뜯어고치는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모습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비싼 대가를 치르고라도 수술을 하려고 합니다. 여성은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려고 건강보다 날씬함에 더 비중을 둡니다. 아름다움이야 좋은 것입니다만 우리 인간의 본질을 잘 살펴보면 누구나 똑같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남을 무시한다면 눈뜬 장님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바로 보고 세상을 살아갈 때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경전에 나오는 비유 한 가지를 소개합니다.
재산이 많은 장자가 있었는데 이 장자는 사회적으로 출세도 했고 경제적 능력도 있다 보니 항상 살아가는 것이 즐겁고 자신이 있었습니다. 이 장자는 집안에 많은 하인을 두고 있었는데, 그중에 성실하고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젊은 하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하인은 무엇이든 잘 잊어버리고 깊이 생각하지 못하여 장자는 그의 별명을 멍청이라 했습니다. 하루는 집안에 큰일이 있어 장을 보기 위해 장자는 멍청이 하인에게 장을 볼 준비를 하라고 말해 두었습니다. 이 멍청이 하인은 깜빡 잊고 혼자 장을 보러 나가 이것저것 구경하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주인은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습니다. "에이, 이 멍청아! 정말 너 같은 바보는 처음이다. 이 막대기나 가져라!"
그러자 이 하인은 "이 막대기를 왜 저에게 주시는 거죠?" 라고 물었습니다.
화가 난 장자는 "앞으로 세상을 살다 너보다 더 멍청한 바보가 있으면 그 막대기를 주어라. 그 막대기는 바보 챔피언을 뜻하는 것이니까." 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하인은 기분이 나빠져 그 막대기를 자기 방구석에 던져버렸습니다. 세월이 흘러 재산이 많은 이 장자도 늙어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마지막 유언을 남기기 위해 일가 친척을 모두 불렀습니다. 큰방에 누워 일가 친척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멍청이 하인도 궁금해서 큰방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장자는 힘없는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떠나고 없더라도 자식과 집안을 잘 부탁합니다."
이 말을 들은 멍청이 하인은 평소의 습관대로 불쑥 물었습니다.
"주인어른, 오늘은 어디로 가십니까? 제가 준비를 해야지요."
순간 주위사람들이 놀라며 이 하인에게 나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하인은 주인의 심복이었으므로 대답을 듣기 전에는 나갈 수 없다고 버텼습니다. 장자는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생각 해보니 자기가 곧 죽을 것 같아 유언은 하고 있지만 정말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아무 대답을 못 하는 장자에게 멍청이 하인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면 언제쯤 떠나시렵니까? 제가 준비를 해야죠."
이 질문에 장자는 또 말문이 막혔습니다.
계속 대답을 못 하자 하인은 이상하게 생각하며 자꾸 물었습니다.
"어느 쪽으로 가시려구요. 동쪽? 서쪽? 아니면 남쪽? 제가 뭘 준비하면 되겠습니까?"
멍청이 하인의 줄기찬 질문에 한마디 대답도 못 하고 누워 있는 장자의 마음은 착잡했습니다. 가만히 서서 대답을 기다리던 하인이 갑자기 뛰어나갔습니다. 조금 후에 다시 돌아온 하인의 손에는 막대기 하나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방 안의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해져서 쳐다만 보고 있는데, 하인 이 침묵을 깨며
"주인어른, 이제 이 막대기를 다시 가져가십시오." 하는 것입니다.
"이게 뭔데 나에게 가지라는 거냐?"
이상하게 생각하며 장자가 힘없이 물었습니다.
"주인어른, 생각나지 않으십니까? 십여 년 전에 주인어른이 이 막대기를 주면서 이 세상에서 저보다 멍청한 사람을 만나면 주라고 하신 바로 그 막대기입니다. 제가 오늘까지 살면서 이 막대기의 주인이 될 사람을 만나지 못했는데, 이제야 임자를 만났습니다. 바로 주인어른께서 이 막대기의 주인입니다."
하인의 말에 장자가 물었습니다.
"왜 그 임자가 나라고 생각하느냐?"
이 때 하인은 자신있게 대답했습니다.
"저 같은 바보도 어디 갈 때는 어디로 가는지, 언제 가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떠납니다. 그런데 주인어른은 조금 전에 여러 사람 앞에서 어딘가로 떠나신다고는 했는데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으니 저보다 더 바보가 아니겠습니까?"
이 말에 장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 누가 누구를 깔볼 수 있겠습니까.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경제적 여유가 있다고 해서 함부로 남을 얕볼 수는 없는 일이지요.
위의 이야기에서는 진리 앞에서는 모두가 똑같은 인간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리를 알기 전에는 우리 모두가 똑같은 중생임을 깨우쳐주는 이야기이죠.
남보다 배운 것이 좀 많다고 뽐낼 것도 없고 재산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해서
잘난 척할 것도 없다는 것이지요.
우리 인간의 삶이 어디에서 시작되며, 어떻게 살아야 하며, 그 이후는 어떻게 되는지 보통 사람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진리의 말씀을 배워 애욕을 떠날 때 그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바빠서 법회 참석하지 못하고, 하는 일이 많아서 경전을 읽지 못하고, 피곤해서 108배. 참선을 하지 못하고 어느 세월에 공부하겠습니까 ? 이 핑계 저 핑계 만들지 말고 부처님 공부 열심히 해서 바보 벗어납시다.




<오늘 일요법회는 토요신행구에서 점심공양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