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 해제 및 기도회향(2/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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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거해제 및 기도회향법회가 2월 19일(화, 음1/15) 총무 동민스님의 법문으로 원만하게 회향하였습니다. 온사방을 눈꽃으로 장엄한 가운데 봉행된 회향법회에 눈이 펑펑 내리는 가운데에도 80여명의 대중들이 동참하여 해제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법회이후 소원지를 소전하는 시간을 별도로 마련했는데요. 한해 원하시는 모든일들이 원만성취 되기를 거듭 발원합니다.
또한 오늘 전국 선방에서도 동안거 해제를 맞아 수행정진한 선원 대중스님들이 회향하시게 되는데요. 전국에 100개 선원(총림 8곳, 비구 선원 56곳, 비구니 선원 33곳)에서 총 2,033명(총림 300명, 비구 1047명, 비구니 686명) 스님들이 동안거 정진에 동참하셨다고 합니다.






- 오늘 점심공양은 광명구에서 -

정월대보름과 동안거 해제일의 유래
금강정사 총무 동민스님
[소오나 경]에 부처님께서 소오나 존자에게 "비구여, 그대는 얼마나 많은 우기를 보냈는가?”라고 물으니까 “세존이시여! 한 번의 우기를 보냈습니다”라고 대답 하는 것이 나오는데 <우기>라고 하는 <안거>를 얼마나 보냈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그것은 출가한지 얼마나 되었는가를 묻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기(雨期)>란 비오는 계절로서, 여름을 뜻 합니다 인도는 여름 한철에 비가 많이 내려 장마가 지고 강물이 범람하는 <우기>가 됩니다. 따라서 수행자들은 여름철 석달은 돌아다니지 않고 한곳에 모여 머물면서 수행을 하는데 <우기>를 몇번이나 보냈느냐는 질문은 출가수행한지 얼마나 되었느냐는 질문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습은 기후와 환경의 여건상 필요에 의해서 생긴 것 일 것입니다 탁발(밥을 빌어서 먹음)로서 끼니를 해결하는 수행자들의 생활양식에서, 장마철이 나 겨울은 아무래도 돌아다니는데 제약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지요 한국 불교에서는 음력 10월 보름부터 정월 보름까지와 4월 보름부터 7월 보름까지 1년에 두 차례를 각각 <동안거>와 <하안거>라고 해서 산문 출입을 자제하고 수행에 정진하는 기간으로 삼고 있다.
본래 출가한 수행자들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생활하는 것이 원칙 이었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우기가 되면 땅속에서 작은 벌레들이 기어 나오기 때문에 길을 걸어 다니다 보면 벌레들을 밟아 죽일 염려가 있었고 또 교통이 불편한데다가 각종 질병이 나도는 경우도 있어서 돌아다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석가는 제자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기의 3개월 동안 돌아다니는 것을 중지하도록 했는데, 여기에서 안거가 유래하였다. 이 기간 동안에는 일정한 장소에 모여 공부와 수행에만 전념하였고 마지막 날에는 자자(自恣)라는 독특한 참회 의식을 치르는 것이 승가의 전통이 되었다. 이러한 안거 풍습은 그 뒤 부유한 재가 신자나 왕족들이 기부한 건물이나 토지에 승려들 이 사원을 짓고 정착해서 사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고, 또 각지로 돌아다니던 승려 들이 주기적으로 모여서 계율이나 승단의 제도 등을 정비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는 기후 조건에 따라 여름의 3개월과 겨울의 3개월 동안을 안거 기간으로 삼게 되었는데, 안거를 시작하는 것을 결제(結制)라 하고 끝내는 것을 해제(解制 )라 한다. 한국에서는 동안거 결재일의 시기를 조절하여 해제일을 음력 정월 보름에. 하안거 해제일을 칠월보름에 맞추게 되었고 다행히 계절상으로 가장 무더운 여름과 가장 추운 겨울에 맞추어지게 되었다.
정월대보름은 우리 민족 명절 중의 하나이다. 율력서(律曆書)에 의하면 정월은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고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기원하며 점쳐보는 달이라 한다.
정월 대보름날 뜨는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맞이하는 것을 망월(望月)이라 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재수가 좋다"고 적혀 있다. 우리나라 전통사회의 농가에서는 정월을 '노달기'라 하여 농민들은 휴식을 취하며 농사준비를 한다.
겨우내 푸른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우리 몸은 부신피질호르몬( 항(抗) 스트레스 작용을 함)을 만들어내는 비타민이 거의 고갈된 상태이기 때문이 라는 것이다. 게다가 날씨가 따뜻해져서 갑자기 체온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것을 막기 위해 피부 혈관이 확장돼 피가 살갗 쪽으로 몰리면 자연히 내장의 피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소화액의 분비도 떨어져 식욕부진이 생기는데 이게 ‘춘곤증’이라고 한다. 이 때 우리는 자연에게서 그것을 보충할 수 있는 복이 있다.
새봄이 오자마자 얼음이 채 녹기도 전에 온 들판에는 파릇파릇 온갖 나물이 자라기 시작한다. '한국 민속문화대백과사전'에서 보면 요즘 우리가 먹는 나물은 산나물 96종류, 들나물 60종류, 재배채소 23종류에 달한다고 전한다. 종류가 많은 만큼 먹는 방법도 다양해 쌈으로 먹는가 하면 살짝 데쳐 볶거나 초고추장이나 간장에 무치기도 한다. 곡물가루와 섞어 전을 부치거나 적으로 꿰고 튀김도 한다.
생채, 김치로도 해먹고, 국, 찌개, 전골에도 넣는다.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하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나물먹기는 슬기로움의 산물이 아닐까? 나물은 우리의 몸의 변화 때문인지 더욱 맛있고 신선하다. 겨우내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운 봄과 함께 새해를 시작하는 출발을 축 제의 한마당으로 승화시킨 우리민족의 지혜가 담긴 명절인 정월 대보름에 한국불교는 <동안거>의 해제일을 맞춤으로 겨우내 수행으로 지친 승려들의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하안거 해제일은 격에 어울리는 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석가모니 부처님 시대에는 <우기>의 <안거> 해제일에 자자(自恣)라는 독특한 참회 의식을 치르는 승가의 전통이 있었던 점을 살펴서 출가승의 전통인 <탁 발><걸식>을 하지 않고 무더위와 추위를 피해 <안거>한 점에 대한 참회를 한번 생각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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