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살이 있는 8월 첫째주 일요법회(8/2,일)
본문
장맛비로 인하여 호우특보가 내려진 8월 아침, 첫째주 일요법회가 사중스님들을 모시고 도향거사님의 인례로 봉행되었습니다.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정진으로 불자 모두 함께 합송하는 [보배경]에 이어
8월의 포살의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어 주지 벽암 지홍스님께서 “비운만큼 새로운 삶이 찾아든다”는 주제로 “자연의 공간뿐만 아니라 마음이 공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과한 욕심을 떠난 청빈한 삶이 주는 여유와 만족”에 대하여 법문하셨습니다.
법회 사회는 여연 거사님, 집전 도향 거사님, ppt 지근 거사님, 차량운행에 범산 거사님, 주차관리에 거사구 그리고 발원문 낭독에 진성거사님이었습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하여 더욱더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시길 바라며,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 포살이 있는 첫째주 일요법회 -
- 이것이 우바새 우바이의 계이니, 신명이 다 하도록 지킬지니라. -
- 【나무 석가모니불】 -
- 법문 말씀중 " 자연의 공간뿐만 아니라 마음이 공간이 필요하다" -
- 비운만큼 새로운 삶이 찾아든다 -
- 스님의 말씀대로 비우는 연습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
- 무상계 독송 -
- 조상님들의 은혜에 감사함을 담아 머리숙여 절을 올립니다 -
- 바라밀 합창단의 음성공양 "어머님" -

비운만큼 새로운 삶이 찾아든다
금강정사 주지 벽암 지홍스님
모든 생명들이 그렇게 활기차게 잘 살 수 있는 것은 텅 빈 허공이 있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 그리고 온 세상을 다 담아도 텅 빈 허공(虛空), 그 빈자리가 있었기에 지구가 돌 수 있으며, 태양이 빛을 뿌릴 수 있고 대지가 생명을 키울 수 있다. 만약 텅 빈 허공이 없었다면 작은 풀잎 하나도 자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한량없이 크고 소중한, 텅 빈 자리가 사람들 내면에도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우린 가끔 한 점 번뇌도, 욕망도 찾아볼 수 없는 해맑은 미소에 깃든 텅 빈 마음을 볼 때가 있다. 그 비어있음의 여유가 사람들에게 잔잔한 기쁨과 따사로운 위안을 준다.
충청도 어느 산골에 사는 노부부가 떠오른다. 그 촌부(村夫)는 말한다.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 매일 매일이 행복하다고. 그들 노부부는 욕심없이 흙에 살면서 생명을 키우고 있다. 이른 아침 한바탕 일을 끝낸 다음의 한가로운 시간, 그 한낮,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들녘에선 곡식이 자라고 텃밭에선 푸성귀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그들의 마음 또한 높기만한 파란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구름 만큼이나 가볍다. 노부부는 먹을 것을 염려하지는 않지만 결코 부자는 아니다. 그렇다고 자식들이 가까이에서 봉양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더이상 바랄 것 없이 충분하다. 과한 욕심을 떠난 청빈(淸貧)한 삶이 주는 여유와 만족이다.
그런데 요즈음 사람들은 어떤가. 그저 많이 배워서 많이 알고 많이 모아서 많이 가져야만 잘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채우고 채워야만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어리석게도 비워서 얻게 되는 충만함을 알지 못하는 까닭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쉴 틈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자신을 위해 쉬지 않고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채워보려고 서두르는 사이 마음에는 탐욕, 이기심, 아집 등 부질없는 것들로 가득 찰 뿐 만족은 없다.
그 황량하고 거친 마음엔 나와 내 가족 이외에는 그 누구도 들여 놓을 틈이 없다. 마음의 여유를, 생활의 여유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삶은 당연히 삭막하고 고통스럽다. 어디 그뿐인가 지금 세상은 개인 이기주의를 너머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하다. 오직 이익을 위해서 모이고 또 힘을 발휘하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다. 그러다가도 이해타산이 맞지 않으면 금방 헐뜯고 흩어진다. 또한 편리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파괴되어 가는 소중한 자연환경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모두는 바늘 하나 꽂을 틈 없이 가득 찬 사람들의 욕망 때문이다. 이 욕망을 비우고 또 비워야 한다. 산하 대지를 다 품고도 여전히 비어 있는 허공같은 마음에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도리(道理)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요즈음 세간에선 참선수행이 유행이다. 분주한 일상에서 떨어져 나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번뇌로 가득 차 있는 나를 보려하는 것이다. 부질없는 것들을 비우고 또 비우는 시간이다. 그 비어있는 마음에서 따뜻한 사랑과 배려의 감성이 싹트고, 밝은 지혜의 안목이 열린다. 물론 사람 사는 일은 바쁘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도 가야 하고 또 승진도 해야 한다. 그리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도 벌어야 한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쉬어감이 필요하다.
옛날에는 두 평 남짓한 작은 방에 작은 앉은뱅이 책상과 작은 책꽂이, 그리고 벽에 걸린 햇댓보가 전부였던, 그래서 한결 넓어 보였던 우리 방이 있었다. 그 텅 빈 방에 비 오는 날에는 빗소리가, 맑은 날에는 눈부신 햇살이 그리고 우리의 꿈이 가득했다. 작지만 간결하게 정돈된 방이 그리고 욕심을 덜어낸 빈 마음이 삶을 여유 있게 한다. 그 비어둔 자리에 만족스럽고 따뜻한 삶이 찾아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