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호법법회(5/5,수)
본문
연 이틀간 요란스레 내린 비로 인해 녹음은 더욱 짙게, 봄기운은 더욱 애틋하게 반짝이는 5월의 수요일 아침, “청정사찰 실천지침”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호법법회를 봉행합니다.
중앙승가대 수행관장 동명스님께서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알아주기 대화’]란 주제로 팔정도의 세 번째 덕목 바른말에 대하여 법문하셨습니다.
법회에 참석하지 못하신 불자님들은 온라인 동영상 법문으로 함께 하시어 동명스님의 꿀팁을 찾아 대화의 달인이 되어보세요.
동명스님의 온라인 동영상 법문 : https://youtu.be/H0I1F7RHTVw
- 동명스님의 법문이 있는 호법법회 -
- 스님들과 함께 천수경을 독송합니다 -
-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예경합니다 -
- 스님들의 축원이 법당을 울려퍼지고 -
- 불자님들의 정성스런 기도가 이어집니다 -
- 팔정도중 세번째 덕목 바른말에 대한 동명스님의 법문 -
- 법회가 끝난후 노보살님들을 배웅하시는 주지스님 -
- 법회가 끝난후, 부처님 오신날을 위하여 풀뽑기를 하고 계신 보살님들 -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알아주기 대화’
중앙승가대 수행관장 동명스님
오늘날처럼 말(言語)이 중요한 시대가 또 있었을까요? 어느 시대고 말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는 없었지만, 오늘날 의사소통 수단이 다양해지고 편리해지다보니 말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만나지 않고도 대화할 수 있으며, 아주 멀리 있는 사람,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과도 대화할 수 있는 시대다보니, 말 또는 의사소통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언어 생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성공과 행복의 여부가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꼭 지켜야 할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도‘말’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팔정도의 세 번째 실천 덕목이 ‘바른 말’이며, 육바라밀의 지계와 인욕이 말과 관련되어 있으며, 보현행원의 예경・찬양・참회・수희・청법 등도 직・간접적으로 말과 관계됩니다. 오계의 네 번째는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고, [천수경]에 나오는 우리가 매일 참회해야 할 10가지 악행 중 언어생활에 관한 것이 네 가지나 됩니다.
학식이 고매하며 기술 능하고 계율을 잘 지키고 늘 실천하며
유익한 언어생활 하고 있으니 이것이 최상의 행복이어라.
-[숫따니빠따] 「최상의 행복경」에서
이렇게 부처님께서는 유익한 언어생활을 최상의 행복 조건으로 분명하게 제시하셨습니다. 말의 중요성을 깊이 새기면서 오늘은 남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주는 바람직한 대화법 ‘알아주기 대화’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알아주기 대화는 상대방이 말로써 표현한, 또는 말 속에서 표현되지 않았더라도 그의 말에 담긴 내용과 생각, 기분, 감정, 의도, 욕구 등을 알아주고 응답해주는 것입니다. 그 방법을 세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입’으로 들어줍니다. 상대방이 얘기를 하면 말로 공감을 표현해준다는 것입니다. 잘 경청하고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초기경전의 부처님과 제자들의 대화를 보면 대체로 상대방이 했던 말을 한번씩 반복해주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그 말이 훌륭하다는 칭찬도 잊지 않으십니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 사끼야의 나가라까라는 사끼야족의 마을에 계셨다.
그때 존자 아난다가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았다. 다가가서 세존께 인사를 드리고 한쪽으로 물러앉았다. 한쪽으로 물러앉은 존자 아난다는 세존께 이와같이 말씀을 드렸다.
“세존이시여, 훌륭한 벗과 사귀는 것, 훌륭한 친구와 사귀는 것, 훌륭한 도반과 사귀는 것이야말로 청정한 삶의 절반에 해당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난다여, 훌륭하구나. 아난다여, 훌륭하구나. 너는 훌륭한 벗과 사귀는 것, 훌륭한 친구와 사귀는 것, 훌륭한 도반과 사귀는 것이야말로 청정한 삶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말하는구나. 그러나 훌륭한 벗과 사귀는 것, 훌륭한 친구와 사귀는 것, 훌륭한 도반과 사귀는 것이야말로 ‘청정한 삶의 전부’에 해당한다.……” -[상윳따니까야] 「절반 경(upaddha-sutta)」에서
부처님의 대화법은 이러했습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그 내용을 한번 짚어주고, 훌륭하다고 칭찬해주고 나서 당신의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부처님의 방법을 본받아서, 상대방이 얘기하면 최소한 고개를 끄덕여 주거나 맞장구를 쳐줘보십시오. 대화가 술술 풀리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입으로 들어주는 일입니다. 입으로 들어주는 것의 장점은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해주며, 나의 주의를 상대방의 말에 완전하게 기울이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실로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도’를 잘 파악해주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 상대방의 말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입니다. 입으로 들어주는 것은 의도와 주의 집중에 모두 효과적입니다.
둘째, 상대의 감정을 함께 느껴줍니다. 슬픈 일을 이야기하는 경우, “정말 참으로 슬픈 이야기구나!” 하면서 나도 상대의 이야기에 감정 이입될 때 상대방은 나에게 깊은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너무 슬픈 일을 당한 사람에게 아무 말도 못 해줄 때가 있습니다. 말을 못하게 되면 껴안아 주거나 함으로써 마음을 표현해주면 되지요. 껴안아 주는 것이 적절치 않을 때도 있으니, 말로써 가급적 내가 당신의 감정과 함께하고 있음을 표현해주는 것이 상대에게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셋째, 상대방이 말하는 의도를 얼른 파악해주고 공감대를 만들어줍니다. 상대방이 “왜 이리 회신이 늦나요?”라고 말하면, 이유를 구구절절 대기 전에 상대방이 어서 처리해 달라는 의도임을 알고 “어이쿠, 얼마나 답답하셨어요?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드리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면, 상대방의 마음도 금방 풀리게 될 것입니다. 보험회사에 문의할 때 그런 경우를 보았습니다. 언젠가 문의하면서 통화가 안 되어 힘들었다고 호소했더니, 안내원이 “예 고객님, 불편하셨죠? 죄송합니다. 빨리 처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얘기하더군요. 그 순간 제 마음도 훨씬 느긋해졌습니다. 얘기치 않게, 또는 예상했지만 상대에게서 격한 반응이 나왔을 때 우리는 당황하게 됩니다. 그럴 때는 일단 한번 멈출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반응을 대하면 나의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고 혈압도 올라가서 나 또한 격한 반응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내 말을 들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대부분 상대가 화를 내는 이유를 이해하게 됩니다.
꿀팁 한 가지 : 불편한 대화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문자나 카톡 등 SNS를 이용하지 말 것을 권합니다. 왜냐하면 SNS는 상대의 감정이나 의도 등을 파악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나의 감정이나 의도도 왜곡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불편한 대화는 만나서, 도저히 만날 수 없을 때는 화상회의, 화상통화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란 상대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 나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겠습니다. 상대를 이해하고 대화하면 기운이 트이고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대화하면 기운이 막힙니다. 상대를 위한 대화가 곧 나 자신을 위한 대화임을 깊이 깨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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